본문 바로가기
월도쌤의 일상정리/월도 칼럼

대한민국의 초등 학부모라면 꼭 읽으면 좋겠습니다.

by 월도쌤 2024. 9. 27.
728x90
반응형

 

이 글은 저희 반 부모님께 적었던 글입니다. 아이들의 거친 언행으로 아무리 지도를 해도 나아지지 않는 현실, 학교보다 강력한 SNS를 비롯한 미디어들에 대한 무력감으로 학부모님께 도움을 요청하며 드린 글입니다.

 
 
 
최근 아이들의 언행이 참 무시무시해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감히 말을 꺼낼 생각조차 못했던 부모님 욕, 성 관련 놀림, 성적 농담 등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납니다. 저희 반이 아니더라도 아이들의 언행이 흠칫 놀라는 때가 한 두번이 아닙니다. 
 
"사춘기라 성적인 관심이 높아질 수 있지만 학교는 공공장소이고 누군가는 그런 말에 놀라고, 두려움을 느낀다. 말을 가려서 해야 해"
 
"친구에게 그렇게 심한 말을 해서 되겠니?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너는 어떤 마음이 들까? 친구는 정말 놀라고 상처를 받았어. 사과예절을 지켜서 사과하도록 해."
 
저는 이렇게 묻곤 합니다. 종종 아이들이 당황스런 대답을 할 때가 있습니다.
 
"쟤도 하는데 저만 걸린 거예요."
"저는 그런 말 들어도 상관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
 
열 중 아홉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지만 큰 문제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종종 있습니다. 나의 잘못을 반성하고 되돌아보고, 타인의 상처에 공감하는 것을 언제나 가르치지만 어느 면에선 아이들의 인성교육에서 벽이 느껴지는 때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학교를 벗어나면 아이들은 제 교육보다 더 강력한 반대 교육을 받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자극적인 자료 (쇼츠, 게임, 유튜브, 인스타)에 아이들이 너무나 많이 노출되고 있습니다.  저희 반의 아이들은 참 편차가 큽니다. 어떤 아이는 유튜브, 게임, sns에 전혀 관심이 없지만 또 어떤 아이들은 어른들 보다도 자극적인 영상을 많이 보고, 노출되어 있습니다. 
 
하교시간이 되면 신발을 갈아신고 계단을 내려가는 순간에도 핸드폰을 보며 내려가는 아이들이 반 이상이라면 믿으실 수 있으신가요?  "핸드폰을 보면서 다니면 너무 위험해. 그리고 최소한 학교에서는 핸드폰 사용을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 아직 방과후 수업을 하는 아이들도 있어."라고 말하지만 방과 후이므로 아무래도 적극적으로 제지하기는 어렵습니다. 방과 후 아이들의 폰을 제지하거나 못보게 하는 것은 인권침해로 제지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요새 읽는 책 중 하나가 <불안세대>라는 책입니다. 이 책의 내용을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세계적으로 아이들의 정신적 불안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스마트폰의 사용과 아주 관련이 높다고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사회가 고도화되면서 아이들의 정신건강은 위협받고 있습니다. 신체적으로 아이들은 점점 안전해지는데 말이죠.( 여전히 세상이 무섭다고 하지만 과거보다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율을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우리는 현실 세계에서는 아이들이 다치는 것을 걱정하고, 안전을 중요시 여기지만 온라인 환경에서는 이 문제를 간과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평소 태블릿을 활용한 디지털융합수업을 구성하는 제가 가장 많은 충격을 받은 부분입니다. 아이들은 인터넷 환경에서 안전하지 못한 환경을 경험합니다. 선생님의 안전지도, 부모님의 손길이 없음에도 아이들은 어른들과 직접 소통하고, 어른들이 만든 자극에 쉽게 끌려갑니다.
 
예를 들자면, 여학생을 상대로 그루밍 범죄를 노리는 어른들과의 오픈채팅 또는 인스타dm , 그리고 더욱 자극적이고 중독적으로 어른들을 끌어내기 위해 만든 성적인 영상, 폭력적인 게임, 자극적 언행의 영상들은 아이들이 당장 맞닥뜨리는 현실입니다. 인터넷 공간은 한 번의 실수가 너무나 큰 효과를 낳고 돌이키기 어렵습니다. 학교에서 실수했을 때엔 화해하고, 혼나고, 용서받을 수 있지만 인터넷 공간에서 아이들은 그 어떤 보호 장치 없이 어른들과 똑같은 자격을 부여받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의 뇌는 아직도 만들어지고 자라고 있습니다. 이렇게 큰 자극에 중독된 아이들의 뇌는 그저 학교에서의 교육, 부모님의 지도에 반응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아이들이 이런 언행을 그 위험성과 악함을 모르고 익힌 것은 강한 자극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게임 중 쓰는 언행을 보면 아무렇지 않게 서로의 부모를 욕하고 웃고 넘깁니다. 아이들은 영상 속에서 유튜버와 채팅으로 욕을하며 싸우는 사람들을 보고, 쌍욕, 성적인 농담을 하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느끼곤 합니다. 아이들이 겪는 틱톡, 인스타, 유튜브에는 어른들이 보는 것보다 훨씬 자극적인 컨텐츠들이 더욱 많이 뜨는 걸 보곤 합니다.
 
감히 부모님께 가정 교육에 뭐라 말씀드리는 것이 매우 조심스럽고,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것은 아닐까 많은 고민을 하곤 합니다. 이번 글은 사실 1학기에 쓰다가 지운 글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살펴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정한 시각 이후에는 핸드폰 사용하지 않고 잠들기(핸드폰을 하다가 1시~2시에 잠들어서 조는 아이들이 종종 있습니다), sns 사용은 부모님과 상의하기(저격글로 인한 싸움, 낯선사람과의 만남, 인플루언서를 보고 자기 혐오 및 과한 치장, 선정적 영상 시청), 단톡방을 만들 때엔 부모님의 허락 받기(단톡방에서 흔히 따돌림, 악한 언행, 집단 공격, 무리짓기가 발생합니다.) 등의 방법들이 생각나는 방법들입니다. 
 
언제나 공부하고,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담임 교사가 되겠습니다. 우리반 아이들이 있어서 행복하고 우리 아이들을 사랑합니다.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