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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도쌤의 교실일기/2023 교실일기

우유에 제티 타먹기 허용해줘야 하나?

by 월도쌤 2023.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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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월도쌤입니다. 저희 반은 매주 수요일 학급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매주 하는 루틴이라 별다른 포스팅을 하지는 않지만 특별한 안건들, 재밌는 사건들이 있을 때는 올리는 편입니다. 이번 주 안건은 특별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와 내용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우유에 제티 넣어 먹게 해주세요.

 

우유급식을 하면 꼭 나오는 주제죠? 원래는 허용해주지 않던 부분인데 학급회의에 여러번 안건이 나와 고민 끝에 민주적으로 풀어가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이들의 의견은 맛이 없어서 타먹는 게 좋다. 자기가 먹기 싫은데 부모님이 신청한 경우에는 제티가 필요하다. 등의 의견을 냈습니다.

 

 

일단, 선생님은 대통령 거부권을 행사하겠어

 

일단은 거부권을 행사하여 원래는 안되는 것임을 알려주었습니다. 저는 밍밍한 맛에도 적응이 되어야 한다. 먹기 싫은 사람은 우유급식 취소를 하면 되고, 제티를 사올 경우 사올 형편이 안되는 아이들이 소외될 수 있다는 논리로 맞섰습니다.

 

 

너희들이 정 그렇다면 학부모 투표로 정해보자.

 

사실 저희 학년은 대부분의 규칙들을 통일하려고 하는 편이라 저희 반만 허용해주는 것이 좀 걱정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너무 원한다고 하니 학부모님의 의견을 들어보고 결정하기로 하였습니다.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바로 하이클래스 설문을 작성하였어요.

 

 

엄마한테 찬성누르라고 해야지!

 

아 이러면 반대 누르실 것 같은데...!

 

학생들의 의견을 적고, 문자로 하이클래스 설문에 참여해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아이들이 엄청나게 관심을 많이 보였어요. 당장 제티를 먹을 수 있냐 마냐가 걸린 일이니까요. ㅎ 이번 일을 통해 학급운영에 학부모님들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의미있는 일이 될 수 있겠다 생각이 들더라고요. 투표를 올리고 한창 설문을 받던 도중에 이런 문자를 받았습니다.

 

선생님, 찬성과 반대만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일주일에 하루정도만 허용해주는 것은 어떨까요? 

 

어떤 한 부모님의 말씀이셨습니다. '유레카!' 이런 방안도 있었다니! 학부모님들도 학급의 일에 많은 고민을 해주시고 계셨습니다. 의견을 주셔서 감사하다는 답장을 드리고 설문결과를 기다렸습니다.

 


 

결과는 과연????

 

결과는

 

바로

 

바로

 

바로

 

!

!

!

 

반대가 조금 더 많이 나와 제티는 타 먹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결과를 공개했는데 아이들도 아쉬워하지만 결과를 수용하는 분위기였어요.

 

하지만!!! 제가 말했습니다.

 

 

반대가 물론 나오긴 했지만...!

 

 

앞서 보여드린 학부모님의 문자를 보고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우리가 민주적인 의사결정과정에서 소수의 의견도 존중하는 것이야 말로 성숙한 민주주의라고 했는데 나는 소수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일주일에 하루는 제티를 타먹을 수 있게!  했습니다.

 

수요일과 금요일이 점심에 운동장 사용 가능한 날인데(현재는 월요일도 포함되었습니다.) 월요일은 뭐가 없어서 한 주를 좀 더 기쁘게 맞이할 수 있도록 월요일엔 제티를 허용해주는 것으로 하였습니다. 

 

 

예~~~!!!!!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르더라고요. 제티를 그냥 허용해줄 수도 있고, 못 먹게 할 수도 있지만 이러한 토론하고 의견을 내며,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경험을 통해 아이들은 시민으로서의 역량을 더욱 기를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위와 같은 결정사항을 학부모님께도 알려드렸더니 반응들이 되게 좋았습니다.

 

  • 좋은 경험 감사드립니다.
  • 5학년 0반의 성숙한 민주주의! 응원합니다!

 

등의 응원의 문자를 많이 받았습니다. 행복해지는 하루였네요. 

 

 


 

그외에 안건 중에 화장실 가는 방법을 바꾸자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현재는 선생님께 이야기하는데 부끄러운 친구들을 위해 조용한 방법으로 바꾸자는 것이었죠.

 

 

왼손을 들고 눈마주치면 갔다오는 걸로요!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는 안건이었고 아이들도 동의하였기에 통과했습니다. 다만, 친구들이 숙지할 수 있도록 간단한 포스터로 홍보를 해보자고 하였어요. 포스터 공모전을 열어 채택된 포스터를 게시하였습니다.

 

 

간결하면서 마음에 드는 작품이 나와 채택하여 게시하였습니다. 어떤가요?

 

처음에는 학급회의를 하는 과정에서 버벅이고 안건도 장난스럽기만 하였는데 이제는 제법 실생활에 필요하고, 고민을 많이 한 듯한 안건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주 기특한 마음이 드네요 ㅎ 

 

오늘도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월도쌤 이성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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