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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도쌤의 교실일기/2023 교실일기

교사가 문제 학생들을 막을 수 없는 이유

by 월도쌤 2023.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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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이초 교사의 극단적 선택을 계기로 전국의 교사들이 집단행동에 나섰습니다. 대부분은 초등교사들이었는데 행동에 나서길 꺼리는 교사들이 어찌하여 거리로 나오게 되었는지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과거 교육현장에는 갑이 교사였습니다. 학생들의 인권침해는 만연한 상태였고, 학부모는 교사들의 말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했습니다. 그래서 학생인권조례도 만들어졌고, 학생을 보호하자는 사회적 분위기가 생긴 것이죠. 하지만 지금은 전혀 그런 상황이 아닙니다. 오히려 문제 학생은 보호받고, 교사와 대다수의 학생들이 보호받지 못하는 현실이 생긴 것이죠. 

 

 

현재 학교에서는 일부 악성 학부모의 교권침해를 막을 길이 없습니다. 교사가 맞는 일이 있어도 교보위를 열 수 없습니다. 무소불위의 권력인 아동학대신고가 있기 때문입니다. 학부모는 문제 학생이 불이익을 받는 것을 막기 위해 아동학대 신고로 보복합니다. 아동학대신고는 대부분이 무혐의로 결론 나지만 시도교육청은 초동조치 기록을 남기기 위해 즉시 교사를 직위해제 시킵니다. 이 과정에서 교사의 권위는 무너지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정상적인 학습을 하기 어렵습니다.

 

한 교사는 "여학생이 남학생한테 욕을 해서 남학생이 해당 여학생 정강이를 차 이를 부모한테 알렸는데 여학생 부모가 '우리 아이는 욕을 하지 못할뿐더러 아이는 허벅지를 맞았다고 하던데 왜 정강이라고 하느냐"면서 "새벽에 항의하고 변호사와 함께 학교에 찾아와 교장선생님과 함께 빌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교사는 "크리스마스 아침 7시 30분에 전화가 와서, 놀러 가야 하는데 애가 방해되니 출근해서 자기 애 좀 봐주고 공부 가르쳐 달라고 요구한 학부모도 있었다"고 전했다.

 

언론에 나오는 사례는 특별한 사례가 아닙니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이게 놀랄 일이야? 우리는 꾸준히 문제제기를 했었는데? 등의 반응입니다. 가면 갈수록 학교 환경은 힘들어지고 교육청, 교육부는 교사들에게 많은 역할을 요구해왔습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교사들의 고충 토로에 무관심으로 일관했죠.

 

사실 저도 맞은 경험이 있습니다. 제 부모님을 욕하며 제게 주먹질을 했던 그 아이는 다행히도 곧바로 저에게 사과를 해서 상황이 일단락될 수 있었지만 폭력을 막기 위해 손목을 잡았던 행동이 아동학대 신고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며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고민하던 제 모습이 기억납니다.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정당한 교육활동을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 법안이 꼭 필요하며, 학부모의 민원을 교사가 직접받지 않도록 하게 해야 합니다. 학생과 교사 모두 폭력으로부터 보호 받도록 해야 합니다. 현재 강득구, 이태규, 신동용 의원이 각 교원단체와 함께 아동학대 면책권과 관련하여 법안을 발의한 상태입니다. 교육부가 발의된 법안에 힘을 같이 해야 합니다.

 

 

 

 

교원단체에서도 현장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만큼 이번 만큼은 정치논리에서 벗어나 현장의 교원들이 보호 받는 법안이 꼭 발의되길 바라봅니다. 이번 일은 서이초 교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교사 중 누구에게나, 언제나 벌어질 수 있는 문제인 만큼 꼭 개선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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