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없을 때 사용하는 앱
음악시간을 하다보면 건반 악기를 다뤄서 수업을 하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리코더도 아직 잘 다루지 못하는 우리반 아이들이지만 언제나 리코더만 다루면 시시하니까 말이다.
성취기준에는 꼭 리코더를 다루라는 말은 없다. 기악을 하라고 할 뿐이지 리코더를 다룰 필요는 없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있다. 악기가 한두푼이 아니라는 것..! 특히나 건반악기는 더욱 비싸다. 40분 수업에 실로폰을 세팅하는 것은 여간 부담이 아니다. 반납하고 빌려오고, 정리하고.. 그것만 해도 얼마나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지.. 그리고 나는 실로폰의 땡! 하는 소리가 아니라 정말 피아노 건반의 뚜~ 하는 소리가 필요하다.
그래서 보통 학급에서는 멜로디언을 사용하곤 하는데 그것도 공용이라 입을 대는 행위가 매우 찝찝하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것은 태블릿이다.
건반 앱을 사용하면 피아노를 사용하지 않아도 가능하다. 아이들이랑 간단히 연주하면서 노래도 부를 수 있다. 나는 부끄럽게도 피아노를 칠 줄 모르지만 대충 동요 악보를 보고 건반을 누를 줄은 안다. 아이들에게도 나와 같이 연주하는 법을 가르친다. 얼마 전 주요 3화음을 연습할 때나 이번 시간에 캐리비안의 해적을 제재곡으로 활용해 연주를 했던 수업에서 피아노 앱을 요긴히 사용했다.
앱 이름은 perfect piano이다. 여러 앱들이 있지만 이 앱이 가장 만족스러웠다. 조작 방식이 직관적이고 초등학교 교과서 곡들은 이 정도 범위에서 모두 커버된다. 여러 옥타브를 왔다갔다 하지 않으니 이정도면 충분하다. 조금 수업에 욕심을 부려서 학예회에서 앰프에 태블릿을 연결해서 연주를 하면서 합창을 해보려고 했다. 애들이 춤 추겠다고 성화를 부려서 무산되었지만...ㅎ
구체적으로 계획했으면 애들 전부를 어떻게 소리나게 했을지 아찔하긴 하다.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차라리 잘 되었다. 애들과 음악수업을 하다보면 내가 좀 더 음악을 잘 알았으면 더 잘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정말 학교 수업에서 사용할 정도의 지식만 갖고 있어서, 깊이 있는 수업을 해주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역시 수업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않는다.